뉴스플러스

국민대, ‘이방운 화첩’ 영인본 펴내

금강산, 관동팔경과 더불어 조선 문인과 화가들이 찾던 최고 명승지 중 하나가 바로 단양·청풍·제천·영춘 등 남한강 일대다. 퇴계 이황은 이곳을 찾은 뒤 여러편의 시문을 남겼으며 문인화가인 이윤영과 이인상 등도 이곳에서 우정을 나눴다. 단양 근처 현풍에서 현감으로 재직한 김홍도도 ‘옥순봉도’ ‘사인암도’ ‘도담도’ 등을 통해 이 일대의 빼어난 경치를 담아냈다.
 
1802년 가을 청풍부사로 재직중이던 안숙(安叔)은 이 일대의 명승지를 유람하면서 자신의 감흥과 견문을 율시, 고체시 등 다양한 시체로 풀고 다양한 서체로 기록했다. 그리고도 모자랐던지 당대 유명한 화가인 이방운(李昉運, 1761~1815 이후)으로 하여금 이곳을 그리도록 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게 ‘사군강산삼선수석첩(四郡江山參僊水石帖)’이라는 화첩이다.

1986년부터 이 화첩을 소장해온 국민대가 최근 개교 60주년을 맞아 이를 실물크기의 영인본으로 펴냈다. 더불어 화첩에 딸린 시문과 발문을 탈초하고 뜻을 풀어 덧붙였다. 본디 표지를 포함, 16면으로 꾸며진 화첩에는 도화동, 평등석, 금병산, 도담, 구담, 의림지, 수렴, 사인암 등 8개 명승지가 그려져 있다. 이중 다섯 곳이 현재 단양 8경에 속한다.

조선후기 기행문학과 기행사경도의 전통을 언급할 때 거론되는 화가중 한 사람인 이방운은 특히 인척인 심사정과 강세황, 정선 등 남종문인화와 진경산수화의 영향을 고루 받았다. 이 화첩에서도 일부 남종문인화풍이 드러난다. ‘도화동’ ‘평등석’에서는 소략한 필치로 산수를 즐기는 시인묵객들의 모습을 그리고 능선을 따라 조그마한 미점(米點)을 가득 찍어 산세를 표현했지만 사실감이 덜하다. 그러나 소재에 따라 대상을 부각시키는 역동적인 구도를 취한 점은 정선의 진경산수화풍과 연결된다. ‘금병산’의 경우는 서양의 일점투시법에 가까운 기법으로 현재 제천시 청풍호반에 있는 금병산과 마주보고 있는 한벽루를 그렸다. 화첩 중 가장 표현적인 ‘구담’은 거북 모양을 닮은 바위를 화면 한가운데 배치하고 힘차게 수직으로 필선을 내려 그었다.

국민대 박물관 이상현 학예사는 “화첩 구입 당시 일반인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조선후기 진경산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방운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며 “정선의 진경산수화풍을 토대로 하면서도 일점투시법 등 서양화법을 구사해 자기만의 독특한 진경세계를 구축한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이 화첩”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지식인들이 아끼던 명승과 이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화첩은 500부 한정 비매품으로 나왔다.


출처 : 경향신문 2007년 05월 07일 17:40:41
원문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5071740411&code=960201

이전글 유지수 연구교류처장 '제4회 자동차의 날' 대통령표창 수상
다음글 피지-국민대학교, 피지 청소년 골프교육 상호교류 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