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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창업성공사례]여성 손끝에 아름다운 패턴을 입히다 글쓴이 왕무호
날짜 13.04.03 조회수 10152
머니투데이 2013.02.27.
장경석 기자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 안수영 리안 대표
39년 인생 첫 번째 보상, 네일아트 ‘도나’
안수영 리안 대표여자 나이 서른하고도 여덟. 남들처럼 가정을 꾸리지도 않았고 딱히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고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 구석은 늘 답답함과 불안감이 자리했다.

“한 번도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때문에 나 자신이 무척 가엽게 느껴졌죠. 그동안 방치해 둔 삶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는 작은 노트에 한마디 글을 남겼다. ‘안수영, 38년에 대한 보상!’

안수영 리안 대표는 지난해 서울시와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지원하는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에 선정, 강남청년창업센터에 디자인 회사를 차렸다. 최근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로 사무실도 옮겼다. 통장에 190만원뿐이었던 그는 어느새 연 매출 2억원을 달성한 어엿한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창업을 시작한 지 꼭 1년만의 일이었다.
눈물로 시작한 창업의 길

‘내 인생에 대한 보상’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 안 대표의 보상 프로젝트는 우선 성격을 바꾸는 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그는 자립심이 부족해 무엇 하나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었고 어떤 일이든 대충대충 넘어가는 불성실함도 문제였다. 또 어떤 일을 가슴 벅차게 한 적도 없었다.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 내 힘으로 하나하나 해 나가는 미래를 그려보았다. 그때 가슴이 요동치며 멈출 수 없었던 기분 좋은 떨림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후 그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창업’이라는 단어를 치고 닥치는 대로 기사를 스크랩했다. 그러던 중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스스로 커리큘럼을 짰다. 이때부터 경기도 남양주와 서울을 오가며 하루 8~10시간의 강행군이 시작됐다.

안 대표는 “보통 오전 9시에 시작되는 수업이 많았기 때문에 새벽 5시에 일어나야만 그것(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며 “밤 10시에 끝나는 수업의 경우 집에 들어가면 새벽 1시가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3개월이라는 기간이 마치 30년같이 느껴졌지만 그는 멈출 수 없었다. 혼자서 밥 먹는 것도 어느새 익숙해져 있었고 밤길도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처음으로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안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기회는 노력하는 자에게 주어진다고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지하철 광고가 어느 날 그의 눈에 들어왔다. 바로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가 그것. 그길로 원서를 내고 1차 서류에 합격을 했다.
“2차는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였어요. 갑자기 이 자리에 서기까지 보냈던 시간들이 영화 필름처럼 뇌리를 스치면서 면접관들 앞에서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 나요.”

당시 한 면접관이 “안수영씨, 앞으로 사업하면서 여러가지 난관들이 많을 텐데 벌써부터 그렇게 약하게 마음 먹으면 안 돼요”라고 말했고 그는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큰 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당당히 1인 기업의 대표가 됐다.
세계한상대회

포화상태 네일아트 시장, ‘블루오션을 보다’
베이징외국어대학을 다닌 안 대표에게 중국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국내서는 경희대학교 대학원 중국비즈니스학과를 졸업했다.

“해외 바이어들이 관심 있어 하는 물건을 조사하기 위해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 최대 잡화시장인 이우에 갔다. 한 매장에 유럽과 남미 사람들이 붐비고 있기에 어떤 아이템일까 궁금했다. 네일 스티커였다. 조금은 생소했지만 현재 포화상태인 국내 네일아트 시장 안에서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안 대표는 종류별로 샘플을 사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기존에 있던 짐들을 버리고 가방엔 오직 네일 스티커로만 꽉 채워서 말이다.

이후 샘플을 들고 다니며 전국의 공장이라는 공장은 다 돌아다녔다. 그러다 이 제품에 대해 잘 아는 한 사장을 만났고 제품 생산 단계부터 원자재까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디자인.
안 대표는 “이 제품의 생명은 여성의 손톱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일 패턴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며 “24시간 네일을 연구하고 디자인 하는 작업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도나’. 스페인어로 선물이란 뜻인 이 단어는 안 대표가 본인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었다. 그는 제품은 물론 패키지, BI, CI, 홈페이지, 쇼핑몰, 사진촬영 등을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해냈다.
지난해 9월에는 서울기프트쇼에 참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미국, 일본, 홍콩 등지에 수출하게 됐다. 3일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얻은 수익 1200만원은 전액 유니세프에 기부했다. 리안의 올해 매출 목표는 14억원이다.

“1년 동안 회사가 아주 큰 건 아니지만 작은 것에서부터 제 손을 거치다 보니까 큰 보람이 됐죠. 1년이 지나 39살이 된 지금 ‘38년 안수영’에 대한 보상은 60% 해준 것 같아요. 40%는 앞으로의 안수영을 위해 채우고 싶어요.”
◇ 창업 Q&A

Q 도나네일의 특징은.
도나네일의 콘셉트는 3A다. 누구나(Anyone) 언제든지(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쉽게 네일 스티커를 붙였다 뗄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어떤 디테일한 디자인도 5분이면 손톱 위에서 표현할 수 있다. 보통 네일아트 숍에 가서 색을 바르고 무늬 넣고 말리는 데 1시간 반이 소요되고 비용도 5만원 이상 드는데 이건 큰 사치다. 반면 도나네일 제품의 가격대는 6800~1만5900원으로 저렴하다.
Q 예비창업자를 위한 조언을 한다면.
우선 자기합리화를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이것 밖에 없으니까 안 될 거야’ ‘나는 이것 밖에 못하니까 이런 일은 안 될 거야’ 등 말이다. 내가 뭐가 부족한지 알았으면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 내 모든 걸 던져버릴 수 있고 어떠한 길도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주변에 뜻이 맞는 사람과 팀을 구성한다면 쉽게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계획은.
나이가 많아 창업이 멀게만 느껴지는 사람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 나도 사회의 도움을 받아 창업을 시작한 만큼 포토샵이나 쇼핑몰 제작 등 개인 레슨을 통해 지식기부를 할 계획이다.
Q 안 대표에게 도나네일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닌 나를 표현하는 아트 장신구라고 생각한다. 즉 손 위에서 펼쳐지는 작은 예술인 것이다. 앞으로 개성 넘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성들의 손끝을 책임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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