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현 씨(25)는 올해 초 프로그래머와 마케터, 디자이너 6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렸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싶지만 대면상담에 대한 여전한 부담감, 높은 가격 문제로 전문가 상담을 꺼려온 이들에게 전문 심리상담사를 연결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스마트한 연결'이라는 모토로 가칭 '휴마트(Humart·Human+Smart)'라는 이름도 고안했지만 휴마트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20대 중반 창업가에게는 법인 설립을 할 만한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이달 말 김 사장이 된다.
6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2015 KDB스타트업 프로그램' 데모데이에서 대상을 받아 5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상금과 함께 앞으로 들어올 억대의 벤처투자 덕분에 개인사업자에서 정식 법인 대표가 될 기회가 생겼다. 데모데이는 투자 대상 옥석 가리기가 일상인 벤처투자자들이 직접 심사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2년 전인 2013년 9월 같은 행사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김찬호 씨(29)도 1억원의 상금에 더해 해외 엔젤투자까지 받아 회사 매출이 2013년 12억원에서 올해 69억원(추정치)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폐수와 함께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재활용하는 SNS(Saving and Solution)에너지 대표인 김씨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 해외 법인까지 설립했다.
김씨는 "벤처투자자들 심사를 거쳐 '공인'되는 기회를 얻으니 투자가 줄을 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씨 같은 창업 1년 이상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했던 행사는 지난해부터 김동현 씨 팀처럼 창업 이전이나 신생기업으로 대상을 개편했다. 지난 2년간 참가팀 중 14곳은 창업에 성공했고, 8곳이 투자 유치의 영광까지 거머쥐었다. 2013년 시작된 'KDB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예비창업자를 발굴해 성공적인 창업에 이르도록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3년간 총 29억원을 스타트업에 지원했다.
데
모데이 행사에는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과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벤처투자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홍기택 회장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청년 창업가들의 도전정신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벤처 창업·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데모데이에선 전문 심사위원단 평가를 통해 대상 1팀, 최우수상 2팀 등을 선정해 사업비 1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산은은 수상팀들에 창업 이후에도 멘토링과 엔젤투자자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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